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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사제의 기록
Record of James

이멘 마하의 참극

이멘 마하의 참극은 수 년전 마족들이 대규모로 코일 던전 등을 통해 이멘 마하에 침입해 들어와 대규모의 학살을 자행한 사건입니다.

모이투라 전투 이후 에린에서 포워르의 세력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이후 그러한 판단은 한갓 추측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져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멘 마하 참극의 원인

이 사건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지적되고 있습니다만 주목할만한 새로운 첩보가 있습니다. 그것은 팔라딘 기사단이 던전 정찰에서 마족의 아이를 발견했고, 마족은 이 아이를 되찾으려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아이가 누구인지, 마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등에 대해 자세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허가하신다면 왕실조사관의 자격으로 조금 더 조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의 발단이 아니라,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이멘 마하에서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는 것으로 이것은 왕국의 통치에 고려되어야 할 사항으로 판단되어 아래와 같은 기록을 남깁니다.

통치권의 이양

참극이 일어난 것은 이멘 마하 영주가 서거한 직후입니다. 그의 작은아들인 리안이 바로 영주의 자리를 이어받았고, 아직 나라를 통치하기에는 나이가 어려서 선대 영주의 재상이었던 드루이드 에스라스가 섭정으로 그의 통치를 돕는 형식으로 통치권이 이양되었습니다.

에스라스의 수습

이것은 이멘 마하 영민들이 크게 동요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에스라스는 직접 나서서 사태의 수습을 이끌었고, 그 결과 또한 훌륭했습니다. 불탄 도시의 각 부분을 재건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친 사람들이나 재산을 잃은 사람을 구호하는 데에도 빈틈이 없었으니까요. 이 일을 통해 에스라스는 영주의 뒤를 이어 영민들의 인망을 얻었습니다.

이멘 마하의 변화

새로운 영주인 리안님, 그리고 에스라스를 중심으로 이멘 마하의 권력구조가 자리를 잡게 되면서 이멘 마하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멘 마하의 번영
이멘 마하는 생긴 뒤 유례 없는 큰 번영을 누리고 있습니다. 영민들의 삶은 매우 윤택해졌고, 상업이 번성하고 있으며, 여기에 관광객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왕국에서는 리안과 에스라스의 통치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내부적인 사정은 조금 다릅니다.

이것은 기실 영민들의 물질적인 삶과 관계가 없는 부분에 대한 예산의 축소와 상업 위주의 정책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팔라딘 기사단을 활용한 금의 채굴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이것은 이전 영주파 중신들의 정책과는 정 반대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 정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전 영주파에 해당되었던 중신들이 대거 교체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팔라딘 기사단의 지휘권
앞서 팔라딘 기사단이 금의 채굴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 더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팔라딘의 수련 제도가 바뀌면서 생긴 현상으로, 팔라딘 기사단은 이멘 마하의 참극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그 지휘권을 성당에서 영주에게로 이양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팔라딘 기사단의 전권은 영주에게 넘어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현재 리안 영주의 건강이 좋지 않은 관계로 실제로는 에스라스가 팔라딘 기사단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정의로운 무력으로 상징되는 기사단의 권한이 교에서 정으로 옮겨가면서 팔라딘의 성격 자체도 변질되었다는 것입니다.

#팔라딘 수련 제도의 변질
이러한 팔라딘 성격의 변화는 수련 제도의 변화로도 이어졌는데, 그 변화는 이전의 팔라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로서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먼저 팔라딘의 수련은 추천장의 판매를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천 골드에 이르는 거액의 추천장을 사지 않으면 팔라딘의 수련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수련을 할 때 별도의 비용이 필요한 것은 물론입니다. 횟수가 늘어날수록 전체 수련비용은 늘어납니다. 가난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팔라딘 지망생들은 수련조차 받을 기회가 없는 것이지요.

#팔라딘을 이용한 금의 회수
게다가 팔라딘 수련생들은 이런 거액의 부담을 지고서 던전 내의 마족들을 토벌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주로 이 과정은 바리 던전의 금광 근처에 있는 코볼트들을 공격하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볼트가 가지고 있는 금은 팔라딘에 의해 이멘 마하로 회수되고 있고, 이 점은 반호르에서도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질적으로 한 지역의 부를 다른 지역에서 갈취하는 상황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에스라스에 대한 의혹

이러한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에스라스가 있습니다. 앞서 반호르의 예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에스라스는 이멘 마하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영주들에게, 더 나아가 에일리흐 왕국 전체에도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팔라딘이 애초 지방 영주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도 사용되었다는 것을 과거의 문헌으로부터 확인한 바, 현재 이멘 마하는 다른 곳과는 달리 섭정이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에스라스는 최근 케오 섬으로 변장한 채로 드나드는 것이 수 차례 목격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케오 섬의 골렘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이와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것이 항간에 돌고 있는 고대의 마법과 연관되어 그것을 손에 넣고자 하는 움직임인지, 골렘을 병기화하려는 움직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왕국에서는 에스라스에 대해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으며, 유사시에는 왕국의 지원을 받아 이멘 마하의 정규군과도 일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겠습니다. 참고로 이 경우 추산되는 피해의 규모는 이멘 마하의 참극의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이를 막기 위해 사전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와는 별개의 이야기로, 선대 영주의 죽음은 에스라스의 음모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정황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이것이 사실일 경우, 이멘 마하의 에스라스를 그냥 두는 것은 왕국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아직 많은 부분이 검증되고, 보강되어야겠지만 그것을 이유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때를 놓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향후 이멘 마하의 변화와 에스라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겠습니다.

-왕실조사관 제임스.

추신.
에스라스가 어둠의 마법으로 일부 사람들의 의식을 조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은 아직 조사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