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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휴식의 가치
The Value of Rest for Mind

머리말

삶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삶의 목표로 꼽는 것이니만큼 사람 수 만큼의 많은 의견이 있지만, 공통된 의견을 추려보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부족하지 않은 삶을 드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부족하지 않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을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풍요로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써 보자면,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좋은 것을 먹고, 편안하게 잠을 자고, 편안한 옷을 입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리고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삶을 영위하는 것이지 싶은데, 이는 풍요를 바탕으로 한 휴식을 의미한다. 구성원간의 화목이나 정신적인 부분을 근거로 이런 의견을 반박하는 예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이 없이는, 풍요를 바탕으로 한 휴식 없이는 행복은 요원한 것이다.

이 글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풍요와 행복을 위한 모든 것들은 결국 시간을 돈이나 물건으로 바꿔야 하는 일. 노동을 통해 자신이 가진 시간을 돈의 가치로 인정받고, 이 돈을 통해 보다 좋은 것을 먹고, 마시며, 이용하는 일이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본다 하더라도, 물질적인 여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경쟁은 사람들의 정신을 오히려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전보다 휴식의 방법이 다양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여유를 빼앗아가는 일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휴식을 취해 지친 자신의 심신을 어루만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이 책이 휴식에서의 물질적인 의미를 배척하는 식으로 읽히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물질적인 풍요 자체가 좋고 나쁘고를 이야기하기는 힘든 일이다.

내가 이 글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림으로 해서 정작 휴식을 통해서도 자신의 기력을 찾지 못하고, 보다 많은 물질적인 풍요를 통해서 이를 보상받으려 하고, 이것은 악순환이 되어 휴식 본연의 의미를 잃게 만드는 상황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이 점에 착안해 물질적인 면을 무시하지 않으면서, 휴식을 통해 행복의 의미에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졌다. 풍요로운 생활을 위한 시간과 물질의 균형점은 어디일까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모쪼록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삶과 풍요로운 여가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정신적인 휴식의 가치

이미 머리말에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는 휴식을 취한다고 할 때 좋은 것을 먹고 마시며, 아름다운 것을 감상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생산과 관계되지 않은 채 스태미나를 회복하는 것을 떠올린다.

휴식은 이렇듯 물질적인 부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경쟁적으로 보다 좋은 것을 찾는 사람들의 성향은 휴식을 물질적인 차원에서만 이해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다른 사람이 좋은 것을 사용하면 나 역시 그러한 것을 사용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좋은 것을 먹으면 나 역시 그러한 것을 먹어야 한다는 경쟁의식은 휴식 본연의 의미를 잃은 채 물질적인 것만을 중시하는 풍조를 만들어냈다.

휴식은 재충전을 통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자신을 놓아두는 일이지만, 휴식 자체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는 순간, 휴식을 위한 여건의 완성을 위해 휴식에 필요한 시간을 오히려 소모하게 되고, 결국 애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일 중독 증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정신적인 휴식의 가치를 등한시한 결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정신적인 휴식을 굳이 설명하자면 자기 주변의 사람들과 외부의 사건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속도를 조절하고 자신의 정신이 심적인 균형을 잃지 않은 채 온전히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몇 가지 들면 다음과 같다.

*시간을 확보해라.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라.
그리고 자신의 시간을 더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풍요와, 그대로 두거나 물질적인 풍요를 양보해 얻을 수 있는 정신적인 여유에 대해 곰곰히 저울질을 해 봐라.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마음과 정신에 여유를 주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시간을 확보해라.

그 시간이 당신에게 여유와 자신감을 선사할 것이고, 정신적인 휴식을 취하는 데 초석이 될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자신의 정신을 쉬게 하라.

모든 것을 잊어라. 평소 자신이 신경쓰고 있는 문제로부터 자기 자신을 완전히 놓아주어라.
처음에는 이렇게 한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문제 해결의 의지조차 잊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러한 부담은 쉽게 이겨낼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고, 이는 나아가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

*자연을 가까이 해라

인간은 원래 자연의 일부.
편리함을 위해 자연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오히려 그 자신은 자연과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부적응과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으나 정작 우리는 거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아직 알지 못하고 있다.

자연에서 멀어져 생긴 부작용을 극복하는 방법도 하나의 과제고, 해결해야 할 문제겠지만 적어도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 힘들게 마련한 휴식 시간을 써야 할 정도는 아니다.
그 문제는 그 문제의 전문가에게 따로 맡겨 두어라.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눠라.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안 좋은 일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격에 대한 문제.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이나 같은 비중으로 의견을 듣고 그것을 존중해주는 자세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에 대한 자신의 좋고 싫음을 무시할 필요까지는 없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사람. 어느 쪽이라도 좋으니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잘 맞는 사람과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는 것 또한 정신을 쉬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여기서 언급한 몇 가지 지침은 말 그대로 공통적인 지침일 뿐. 책을 읽는 사람마다 자신의 여건에 맞게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자신의 여건에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보다 잘 이해하고, 자신이 살아나가는 목표를 되새겨볼 수 있다. 그리고 진정한 휴식의 의의는 바로 거기에 있다.

휴식과 일 사이의 균형에 대해서

지금까지 간단한 방법으로 정신적인 휴식의 의미와 그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 몇 가지를 알아보았다. 이 책에 명시되어 있는 것 말고도 사람에 따라 다양한 지침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와는 별개의 문제긴 하지만, 정신적인 휴식과 물질적인 휴식의 토대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 그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휴식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해야만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는 정신적인 휴식을 영위하기 위한 지침을 찾는 과정에서 휴식과 일 사이에서의 균형점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는 때를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른 형태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내 의견은 이렇다.

휴식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휴식은 어디까지나 꼭 필요한 시점에 자신의 가능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과 에너지를 비축하는 일일 뿐이다.

휴식을 뒷받침할 물질적인 풍요를 위해 휴식에 필요한 여유를 지나칠 정도로 일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반대의 의미로 정신적인 휴식을 빌미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계속 휴식만 하는 것은 감나무 아래 누워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휴식을 목적이라기보다는 목표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수단으로 지혜롭게 사용하고, 자신의 인생의 폭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앞날에 아버지 신 다자의 축복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