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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zermoth.net/mabi/library/view/ko/320-10006-F
음악의 올바른 이해 An Ear for Music
목차
서론
본론
1. 집중하자
2. 반복하자
3. 균형있는 감상
4. 배경 지식의 조사
5. 연주
6. 다른 감각으로의 전이
결론
서론
말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야 한다. 글을 쓰기 전에는 먼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어떤 정서를 표현하는 곡을 만들고 싶다면, 다른 곡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음악을 바르게 이해할 필요성이 시작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 사람들은 걷지도 못하면서 뜀박질을 하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을 개탄하며 나는 음악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지침을 마련하는 일에 많은 고민을 해 왔다. 이 책을 순탄하게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차이를 무시한 채 이런 책을 쓰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일까를 고민했고, 때로는 내가 쓰고 있는 내용이 과연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음악이해의 안내역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반성이 필요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 책을 읽는 이들 중에서는 나의 이같은 노력을 폄하하고 쓸모 없는 것으로 치부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보다 폭넓은 지식과 이해는 당신이 작곡하는 곡에 더욱 깊이를 더해줄 것이다. 곡을 통해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당신이 다른 작곡가의 곡을 보다 깊이 해석하고 그 곡에 잠긴 메시지를 끌어낼 수 있는 이해력을 높여줄 것이다.
나는 이같은 비전에 도달하는 하나의 작은 오솔길을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음악적 지식을 얻기 위한 구도의 길에서 가급적 많은 이들이 공감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나의 이같은 소망이 이 책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나는 그것만으로 이 책에 들인 땀과 눈물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음악은 곧 구도의 길, 웰라
본론
많은 사람들이 특수한 기술이 있는 사람만이 작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음악은 기술이 아니다. 예술이다. 음악을 작곡하는 것은 기술의 범주보다는 예술의 범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은 기술로서의 음악이라기보다는 예술로서의 음악에 집중하는 내용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즐거움과 그 음악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얻으려면 음악을 구성하고, 거기에 녹아 있는 여러 가지 요소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그러한 요소를 모든 곡을 통털어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오로지 방법의 한 가지 예를 제시할 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주기 바란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해,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1. 집중하자
음악을 들을 때는 주의를 기울이자.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요즘의 젊은이들은 이런 기본적인 것을 하지 못한다. 그냥 들려온다고 음악이 아니다.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연주하는 사람의 감정과 메시지를 이해할 때 비로소 그것이 전체적인 의미에서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들려오는 음악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그 선율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 반복하자
음악을 듣는 데에도 반복이 필요하다.
당신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한 번 듣고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따라할 수 있는가? 그것과 동일한 이치. 음악은 바로 그런 것이다. 사용된 음표 하나, 쉼표 하나, 그리고 빠르기말 하나도 깊은 의미를 전제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듣고, 부분적으로나마 암송하고, 그 인상을 머릿 속에 떠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듣는 것이 필수적이다. 어떤 좋은 음악이라도 여러번 듣기 전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 낯선 소음에 불과할 뿐이다. 이 점을 명심해서 어떤 음악이든 반복해서 듣고 그것을 기억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3. 균형있는 감상
귀에 익은 음악일수록 그렇지 않은 음악보다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음악을 반복해서 듣고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자칫 이것은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문제다. 귀에 익은 음악만을 듣게 되다가는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몇 개의 곡만을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게 되고, 이는 오히려 당신의 심성을 황폐화하고 음악을 균형있게 이해하는 데 장애를 주기 때문이다. 음악을 여러 번 듣되, 그렇다고 새로운 곡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등한히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오히려 감상 능력을 퇴보시킨다. 단, 음악을 듣는 것은 즐거움을 위해서이지 자신을 긴장시키고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강박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 또한 음악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된다.
4. 배경 지식의 조사
어떤 음악을 들을 때는 배경 지식이 중요하다. 이것은 맥락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의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는 것으로서, 맥락적인 측면은 해당 곡이 어떤 음악가에 의해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져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고, 어떤 정서를 나타내는 것인가에 대한 지식이다. 반면, 기술적인 측면은 해당 곡이 어떤 악기와 어울리고, 왜 특정 지점에서 특정 음정과 박자와 셈여림을 사용했는가 등을 분석하는 지식이다. 이 두 가지 배경 지식이 고루 균형을 갖추게 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작곡가와 연주자의 메시지에 보다 더 강하게 공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배경 지식을 함양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음악의 이해에 필수적이다.
5. 연주
음악을 듣고 음악가와 공감하는 것은 반쪽짜리 이해에 불과하다. 듣는 것과 실제로 만들어 보거나 연주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다. 음악을 실연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해는 음악 자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에,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보다 깊은 음악의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고차원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연주가 궁극적인 이해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연주에 집착하려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음악을 이해하기 전에 자신의 음악적 허영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가련한 일이 될 뿐이다.
6. 다른 감각으로의 전이
음악을 연주하거나, 만들거나, 들을 때 다른 감각을 떠올리는 연습까지 해 볼 수 있다면, 비로소 음악의 이해는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장된다고 할 수 있다. 특정한 곡을 들었을 때 어떤 풍경이 보인다거나 향기를 느낀다거나, 혹은 자신만의 특별한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거나, 아니면 특정한 곡을 만들면서 수학적인 아름다움을 느낀다던가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경지에 해당한다. 이것은 음악을 연주한 이후에 가능한 일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라도 시도해 볼 수 있고, 또한 그만큼의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좋은 감상 방법 중의 하나이다. 물론, 음악을 청각 자체로만 이해하여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지만, 이런 감상 방법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현명한 감상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결론
이 책을 읽고 그 뜻을 바르게 이해했다면 이미 당신은 이 책을 읽기 전보다 음악의 특성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당신이 이제 작곡하는 곡은 같은 곡이라고 해도 음악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연주하기에는 보다 섬세하고 어려운 곡으로 태어날 것이며, 당신이 만든 곡을 제대로 연주해낸다면 보다 많은 음악적인 성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이것은 당신이 악보 없이 악기를 연주하더라도 보다 수준높은 곡을 연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음악을 바르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 저마다의 감상법이 있고, 그 감상에 의해 개인적인 추억이나 사상과 맞물려 숭고한 체험을 해 줄 수 있게 한다는 점 정도에서 음악의 의의를 찾는다 해도 그것을 비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음악을 이해하는 것은 작곡가에 대한 모독이며, 연주자에 대한 모욕이다.
음악은 아튼 시미니께서 우리 인간에게만 선사해주신 고귀한 선물. 그 선물을 얼마만큼 잘 활용할 것인가는 다름아닌 우리 인간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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