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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루 숲의 신비
The mystery of the Karu forest


임볼릭의 어느 날. 사반이라는 한 소년이 카루 숲을 탐험하고자 결심했다. 이곳은 라노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울창한 티카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곳이었다. 이런 종류의 나무는 울라 대륙에서는 한 번도 구경 못한 것이었다.

사반은 그곳에서 낯선 돌기둥을 발견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돌기둥 표면에는 마치 부드러운 밀가루 반죽을 빚어 만든 듯 매끄럽게 조각된 문양이 신비스런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소년은 혼자 무유 사막을 걸어 카루 숲에 도착했다. 사막의 기후는 거울처럼 맑았고 동쪽 하늘의 빛깔은 언제나 연한 모래 빛깔이었지만 사막 그 어디에도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는 없었다.

소년의 집은 모예 바다 건너 멀리 케안 항구에 있었다. 태어나서 줄곧 항구에서 자란 사반은 유독 뱃사람들 사이에서 떠도는 바다에 관한 미신과 전설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 그 중에는 바다 건너 어딘가에 있다는 사람이 살지 않는 이상한 대륙에 관한 전설도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같은 건 케안 근처에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대륙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소년은 울라 대륙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다면 어떨지 생각했다.

그건 낯선 공포였다.

최근에 이리아와 울라 대륙을 연결하는 항로가 극적으로 발견되었다. 소년은 뱃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승선권을 마련했다. 소년이 켈라 항구에 처음 닿았을 때는 이미 항구 주변으로 베이스캠프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나 사반은 드디어 카루 숲에 닿을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카루 숲은 소년에게 낯선 곳이 아니었다. 심지어 숲에서 발견한 돌기둥의 문양은 그에게 어린 시절의 아련한 향수에 빠져들게 했다. 소년은 주머니에서 마닐라삼으로 된 종이 안에 싸여있던 작은 팬던트를 꺼내들었다.

얇은 사슬 끝에 청금색으로 반짝이고 있는 펜던트에는 어디선가 본 듯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것은 놀랍게도 돌기둥에 남겨있던 고대 문명의 흔적과 동일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