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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으로의 한걸음
A Step Toward Meditation


인간이 행하는 모든 생각은 의식에서 비롯되며, 의식은 영혼으로부터 비롯된다. 영혼과 육체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때문에 영혼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나가 육체의 활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에린의 자연에는 항상 마나가 충만해있으며, 일반적인 육체 활동에 쓰이는 마나는 거의 미미하기 때문에 자연에서 언제나 금방 보충될 수 있다. 때문에 평소의 육체 활동으로는 마나가 소모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법은 마나를 결집하여 사용하는 특이한 기술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활동보다 훨씬 막대한 마나를 소모하게 된다.

때문에, 누구나 마법을 배우기 시작할 때에는 마나를 다루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되며, 어떻게 하면 신체에서 소모되는 마나를 좀 더 빨리 채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이것을 잘 모르겠다면, 자신이 마법을 배웠던 선생님에게 다시 물어보도록 하자.)

마나의 공급은, 모두가 알다시피 이웨카가 하늘에 떴을 때 가장 활발하다. 그러나 그 이외의 상황에서 마나를 원활히 보충하고자 한다면, 외부에서의 도움은 바라기 힘들다. 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휴식이다. 휴식을 취하면, 내부에서 사용하는 마나의 양을 극단적으로 줄임으로써 자연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마나가 내부에 점차 쌓이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기 위해서는, 육체의 움직임을 매우 적게 줄이지 않으면 안된다. 때문에 일반적인 휴식방법으로는 마나를 쉽게 회복시킬 수 없다. 회복량을 돕기 위해서 캠프파이어를 피우는 경우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지만, 육체적인 활동으로 소모되는 마나가 미미한 만큼, 육체적인 활동을 줄인다고 해서 회복되는 마나 역시 미미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웨카가 없는 상태에서는 휴식을 취하는 것 외에 마나를 회복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거기에서 사용되는 것이 바로 메디테이션이다. 메디테이션이란, 다른 말로 명상이라고도 한다. 즉, 메디테이션은 영혼의 안정을 취하여 정신적인 활동에서 소모되는 마나를 줄일 뿐 아니라, 자연에 동화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마나를 흡수할 수 있게 해준다.

독자들이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수준의 메디테이션이 바로 가장 기초적인 단계, 즉 정신활동의 안정을 통해 마나의 보존을 꾀하는 것이었다면, 이제 배우려고 하는 방법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자연의 힘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과의 교감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을 써야 할까? 우선 가장 첫번째로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눈을 감거나 조용한 장소에 위치하는 등 주변을 먼저 정돈할 필요가 있겠지만, 나중에 가면 소란스러운 곳에서도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게 된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본다는 뜻도 된다. 외부에서의 자극에 주의를 돌리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 주의를 돌리는 것이다.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식의 흐름을 차분히 관찰하다보면, 마나의 흐름에 대해 희미하나마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메디테이션을 처음 터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엘레멘탈 마법의 기초적인 마스터인 것은, 엘레멘탈 마법을 배움으로써 여러가지 마나의 흐름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주의를 바깥으로 돌리는 것이다. 단, 이때 주의를 돌린다는 것은 바깥에서 주어지는 각종 자극을 하나 하나 쫒아간다는 뜻이 아니다. 내부로 향해져 있던 의식을 내부가 아닌 외부, 즉 세계라는 커다란 바깥으로 향하는 것이다. 바깥 세계를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로 파악하고, 자신의 인식 경계를 자연 그 자체로 뻗어나가게 되면, 자연 속에 흐르고 있는 마나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방법까지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지만, 재능이 있는 자라면 쉽게 그 흐름을 탈 수 있게 될 것이다.

세번째는 자연과 자신의 연결을 느끼는 것이다. 신체 내부의 흐름과 외부의 흐름을 단절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느끼는 것이 이 단계의 과정이다. 내부의 흐름과 외부의 흐름을 연결하는 것은 시냇물과 강물이 연결되는 것과는 다르다. 그보다는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멍뚫린 스폰지와 같다. 인간 내부를 흐르는 마나는 자연 속의 마나와 독립되어 있거나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이미 더 큰 마나 흐름 내부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자신 내부의 마나가 이미 하나임을 느끼게 되는 순간, 마나는 흡수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무한한 저장고를 가진 확장된 자기 자신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방법을 통해, 마법사는 더 높은 수준의 정신 안정, 즉 메디테이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높은 수준의 메디테이션 상태에서는, 걸어다니면서도 마치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마나를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정신의 안정이 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뛰어다니는 것은 가능한한 피해야 한다. 만약 원드와 같은 마법 보조 기구가 있다면 보다 쉽게 마나의 흐름을 느낄 수 있으므로 메디테이션을 유지하면서 뛰어다닐 수도 있다.

이 책을 이용해 독자들이 보다 깊이 자연과 마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높은 수준의 정신 안정에 도달하기를 기원한다. 메디테이션은 단순한 마나의 회복만이 아니라 자신의 의식을 되돌아본다는 것에서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